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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여성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위기의 근본대책이 필요하다!
- 「코로나19 여성 고용위기 회복 대책」 발표에 부쳐
여성가족부는 3월 4일자로 ‘코로나19 여성 고용위기 회복대책’을 발표했다. 본 대책은 코로나19로 인한 고용위기의 단기회복과 노동시장에 누적된 성별격차의 구조적 개선, 여성고용정책 기반 강화라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러나 본 대책은 그 대상이 협소하고 재원의 규모, 일자리의 질에 대한 보장 계획이 없어 실제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발표된 대책의 몇 가지 문제를 짚도록 한다.
1. 누가 무엇으로 일할 것인가?
여성가족부에서 발표한 대책과 어제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청년고용활성화 대책을 비교해 보면 가장 큰 차이점은 예산이다. 청년고용활성화대책은 5.9조원의 예산을 투입, 세부 항목별로 촘촘하게 예산배정 계획이 나와 있다. 그러나 여성가족부에서 발표한 여성 고용대책에는 어디에도 총 예산규모나 각각의 사업별로 배정된 예산내역이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새일센터에서 많은 역할을 하는 것으로 계획되어 있는데 새일 현장에서는 누가 이 일을 할 것인가를 질문하고 있다. 현재 새일센터는 적은 예산 탓에 낮은 인건비로 운영되어 직원들은 장기근무하지 못 하고 이직하는 현실이다. 민간위탁센터에 정부가 시행하는 정책의 주요한 업무들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스러운 일이다. 또한 새일인턴지원금을 상향한다지만 상향해도 청년인턴지원금이나 신중년인턴지원금에는 턱없이 못 미친다. 이 때문에 현장에서는 새일인턴지원금이 외면당하기 일쑤다. 여성의 취업자 감소폭은 남성의 1.5배에 달한다. 1.5배에 달하는 예산으로 여성고용대책을 수립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대책의 어디에도 예산에 대한 언급이 없다. 무슨 사업을 하던지 기본은 사람과 예산이다. 사람과 예산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대책은 실행되기 어렵다.
2. 일자리의 질을 어떻게 담보할 것인가?
본 대책에는 서비스분야 여성 일자리 창출이 첫 번째 계획으로 나와 있다. 그러나 돌봄이나 교육분야의 일자리는 이미 저임금의 불안정 고용으로 수차례 지적된 바 있고 방역에서의 고위험성이 지적된 바 있다. 이 문제는 또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돌봄 대상자의 숫자를 줄이고 안정적 고용과 충분한 임금을 제공해야 하지만 이에 대한 내용은 없다. 또한 사회서비스원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돌봄서비스 노동자 직접 고용을 추진한다고 한다. 하지만 사회서비스원은 관련 법조차 만들어져 있지 않으며 현재 시범사업 중인 사회서비스원에서조차 시급제 운영을 고발하고 있다. 이러한 일자리의 질을 어떻게 담보할 것인가에 대한 대책은 없다.
3. 여성청년 대책은 어디에 있는가?
본 대책은 35세-60세 사이 여성을 대상으로 한 대책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35세 미만 청년여성을 위한 대책은 어디에 있는가? 전날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청년 대책으로 갈음했다고 하기에 상황은 너무나 심각하다. 심지어 고용노동부의 청년고용대책 홍보 자료 이미지에는 남성들만 존재한다. 2020년 상반기 20대 여성 자살률은 전년 대비 25.5% 증가하였다. 자살을 시도한 20대 여성은 전체 자살 시도자의 32.1%에 달했다. 이런 현실은 별도의 청년여성대책을 고민하고 수립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어디에도 청년여성을 위한 별도의 대책은 보이지 않는다. 정부의 대책은 심각한 현실에 처한 시민들의 삶을 건강하고 안전하게, 인간답게 만드는데 초점을 두어야 한다.
4. 근본대책은 무엇인가?
자라나는 여성들이 고임금, 안정적 일자리로 진입하도록 교육하고 유도하는 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이거나 근본대책일 수 없다. 성별임금격차가 발생하고, 여성들이 노동시장에서 차별받는 원인은 저임금과 불안정한 일자리가 너무나 많이 존재하며 사회구조가 여성들을 그곳으로 몰아가기 때문이다. 전체적인 일자리의 질을 상향평준화해야 하지만 이러한 고민과 대책은 보이지 않는다.
- 여성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위기는 1997년 IMF 경제위기, 2008년 금융위기에 여성노동자들이 이미 겪었던 문제이다. 위기는 위험을 심각한 방식으로 드러낸다. 위험의 근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 금일 발표된 여성고용대책은 코로나19 위기를 맨몸으로 헤쳐 나가고 있는 여성노동자들에게 턱없이 부족하다. 정부는 위기의 근본 원인을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을 다시 만들어야만 한다!
2021. 3. 4
한국여성노동자회, 대구여성노동자회, 경주여성노동자회, 부산여성회, 마산창원여성노동자회, 광주여성노동자회, 전북여성노동자회, 안산여성노동자회, 수원여성노동자회, 인천여성노동자회, 부천여성노동자회, 서울여성노동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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